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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일요신문 ‘먹튀’ 500억이 1조원대로…‘닥단 신선생’ 암호화폐 사기 풀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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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122회 작성일 22-01-1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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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신문] 2020년 경찰이 500억~10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사기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그런데 이 사기 사건은 1년 만에 1조 원 규모로 커졌다. 사기 행각은 중단됐지만 사기 규모가 급격하게 커진 이유는 암호화폐 가격 폭등 때문이다. 사기 행각을 벌인 이더리움 값이 20만 원에서 300만 원대까지 15배가량 올랐다. 바로 ‘닥단(닥치고 단타) 신선생’으로 유명한 신 아무개 씨의 사기 행각이다.

수사기관의 수사기록과 피해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사기행각은 이랬다. 2017년 닥단 신선생 신 씨는 암호화폐 블록체인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A 회사를 세웠다. 신 씨는 A 회사 대표임을 내세워 케이블TV, 유튜브 등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애초 신 씨는 인지도를 쌓으면서 방송 출연에 열을 올렸지만 2019년부터 그 방향을 바꿨다.

2019년 4월 신 씨는 ‘이더월렛’이라는 플랫폼을 출범시킨다. 신 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도 암호화폐 업계에서 사기행각을 벌여온 이의 가이드를 받았다고 한다. 다만 신 씨의 주장의 사실 여부는 재판 중인 사안이라 아직 확인이 어렵다.

신선생 유명세를 듣고 연락해 온 김 아무개 씨 등 추종자들이 다단계 업체 초기 멤버로 합류하게 됐다. 초기 멤버들은 다단계, 폰지 사기에서 네트워크 역할을 해오면서 피해자를 양산했던 인물들로 알려졌다. 1990년대생인 신 씨와 1960년대 후반 출생 멤버들의 다단계 조직 네트워크가 결합되는 순간이었다.

초기 멤버들은 최상위 사업자로 분류됐고 이들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리더방’ 등을 만들어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 모집에 착수했다. 이들은 2019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설명회 등을 통해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접근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중국 G 그룹 계열사로 본사가 홍콩에 있으며 이더리움 계열 회사 가운데 세계 10위권 안에 든다고 말했다. 또한 2015년 5월 설립했고 자산이 수조 원으로 수년 동안 정상적으로 배당금을 지급해왔다고 홍보했다. 특히 A 회사는 ‘이더월렛이 세계 16개국 중에서 선별된 최정상 기관 트레이더를 고용해 암호화폐 트레이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들 트레이더 가운데 신선생이 1등’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이더월렛 애플리케이션에 기재된 주소로 이더리움이나 이더리움클래식을 보내면 원금을 보장해주고 최소 매월 10% 이상 배당 지급을 약속했다. 또한 다단계 체계를 구축했다. 본인이 투자 유치한 1대 하위 투자자 자금의 0.35%, 1대 하위 투자자가 유치한 2대 투자자 자금의 0.1%를 수당으로 주기로 했다. 3대부터 50대 투자자까지는 0.06%씩 일정 비율에 따라 수익을 배당하겠다고 약속했다. ‘1000만 원 넣으면 매일 3만 5000원’이 이들이 주장하는 핵심이었다.

하지만 이 말들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이더월렛은 중국 G 그룹 계열사가 아니었고 홍콩에 본사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들이 몇 번이고 홍보했던 ‘자산 수조 원’, ‘세계 10위권’, ‘신선생이 트레이더 1위’ 등의 말들도 모두 사실과 달랐다.

한 피해자는 “초기에는 실제로 배당이 나오면서 배당이 나오는 족족 그 돈을 재투자해서 배당액을 늘리려고 했다. 피해자들 나이가 대부분 50대 이상이다. 나이 들어 은퇴한 뒤 여윳돈이 부족했는데 신선생 말을 믿고 돈을 넣어 생활에 보탬이 되볼까 하다 돈을 다 날리게 생겼다”고 울분을 토했다. 초기에 합류한 김 씨도 법정에서 “나도 신선생에게 속아서 참여했다. 신선생이 ‘다른 사람은 투자 유치금의 0.35%지만 나는 0.4%를 주겠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배당이 나오는 걸 보고 투자액을 증액시켰다는 피해 보고가 많았다. 피해액은 피해자들 주장과 수사기관 수사 결과에 차이가 있다. 피해자들 주장은 당시 가격으로 500억~1000억 원 정도의 이더리움을, 검찰에서는 270억 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신선생 신 씨 측이 피해자들로부터 걷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2019년 10월 다시 한 번 변화의 시간이 온다. 신선생 신 씨가 투자자들의 투자금 출금을 정지시켜버리면서다. 신 씨는 ‘암호화폐의 일종인 이더리움클래식(ETC) 100개를 보증금으로 추가 입금하면 정지를 풀어 투자금을 출금할 수 있게 해주고 배당도 지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말에 따라 입금했음에도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투자 목적으로 입금된 것과 출금을 위해 입금된 이더리움클래식 가격이 8억 원 상당이었다.

2019년 12월 약 400명의 피해자들이 단체로 신선생 신 씨를 고소하면서 사건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도 약 1000명에 달한다고 추산된다. 수사는 짧지 않았다. 수개월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집중 수사했고 경찰 수사 중 지난해 10월 신 씨는 구속됐다. 경찰은 곧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고, 검찰은 지난해 11월 16일 신 씨를 사기·유사수신·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그런데 신 씨가 기소될 즈음부터 암호화폐 급등이 시작됐다. 신 씨는 구속됐지만 그가 가진 이더리움 가치는 15배, 이더리움클래식 가치는 10배가량 올랐다. 그가 사기행각을 벌인 이더리움 값이 20만 원대에서 300만 원 이상 수직상승했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신 씨에게 이더리움을 입금했으니 이더리움 현재 가치로 보면 1000억 원대 사기가 1조 원대 사기가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신 씨는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제안했다. 하지만 처음 신 씨 제안은 황당한 수준이었다. 편취한 돈으로 앉은자리에서 15배 이상 폭리를 취했지만 고소 취하와 처벌불원서를 법원에 제출하면 2019년 이더리움 가치의 50%를 환급해주겠다는 조건을 내밀었다. 피해자들이 이에 반발하자 원금이라도 돌려받을 수 있는 기회인 것처럼 다시 ‘100% 환급’ 조건을 내밀었다. 이렇게 되자 피해자들도 ‘원금이라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이렇게 합의해줘선 안된다’는 두 가지 의견으로 갈리기 시작했다.

이번 사건에서 피해자들 소송을 대리했던 법무법인 대건 한상준 변호사는 “피고인인 신 씨가 이더리움을 포함한 암호화폐를 은닉해놓은 상황에서 원금 기준 100%, 그것도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를 먼저 요구하는 것이 너무 황당했다”면서 “편취한 이더리움과 이더리움클래식을 은닉한 계정 자체를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신 씨 쪽에서 내놓은 합의안을 보고 피해자들이 한번 더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도 “최근 암호화폐 사기 행각 트렌드가 암호화폐를 일단 받아둔 뒤 벌면 당시 원금으로, 잃으면 현재 암호화폐 가치로 돌려주는 것”이라면서 “내가 만난 한 사기꾼은 감옥에 간다는 생각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벌겠다는 마음밖에 없어 놀란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수감 중인 신 씨는 과거 대마초 흡연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추가 기소돼 사건이 병합되기도 했다. 수사기관에서 신 씨를 수사하면서 주변인 진술을 듣다보니 ‘마약을 하는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고 이에 검사해보니 실제로 마약 투약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변호사는 “1000만 원을 맡기면 하루에 3만 5000원을 준다는 이더월렛처럼 비정상적인 고수익을 보장하는 투자는 터지는 시기만 다를 뿐 100% 사기라고 보면 된다”면서 “특정 상품에 투자하기 이전에 반드시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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