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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유사수신 범죄' 근절 어려운 2가지 이유..."범의부터 밝혀라" [불법 사금융의 함정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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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조각투자 등 최신 자산·상품 끼워 투자자 유혹
수법 복잡해졌지만...범의·투자 본질 파악은 여전히 유효
'자산' 속성 정의할 입법 따라야...'공범' 적용 활성화도
고금리 시대에 주식과 코인은 쪽박 났고 주머니에 돈을 모으는 것이 훌륭한 투자가 돼 버린 아이러니한 현실에 직면했다. 이런 가운데 경제적 절박함을 악용해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서민을 유혹하는 사기성 '투자설명회' '투자 브로커' 등 불법 사금융이 횡행하고 있다. 검은 돈을 쫓는 검찰이나 경찰, 금융감독원 등 기관은 관련 부서를 키우고 있지만 여전히 대규모 투자 사기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서민 울리는 '신종 불법 사금융' 유형을 살펴보고 대안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고수익 보장, ○○주식·△△코인 사세요"···투자 사기 '횡행'
② 코인 투자 피해액 1년새 15배↑···'불법 유사수신' 주의보
③ '유사수신 범죄' 근절 어려운 2가지 이유···"범의부터 밝혀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융범죄 전문가들은 유사수신 범죄가 진화하는 만큼 기존 법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신종 수법에 대응할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유사수신업자의 '범의'를 차단하는 게 유사수신 범죄를 차단할 근본 대책인 만큼 이들을 제대로 처벌할 법을 적극적으로 적용·마련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분석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사수신업자들은 가상자산(코인)이나 조각 투자 등 최신 금융 자산이나 상품을 끼워 넣는 등 외관을 꾸며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각종 금융투자 상품을 동원해 '정상적 투자'로 둔갑시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수법이 유사수신업자들 사이에 횡행하는 것이다.
투자설명회를 가거나 계약서만 보고도 유사수신이라고 짐작할 수 있던 과거와 달리 실질적 투자인지, 유사수신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갈수록 교묘해지는 유사수신 범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 크게 '수사 난항'과 '미약한 처벌'을 꼽았다.
◆ 유사수신 범죄, 근절되지 않는 두 가지 이유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으로서는 유사수신 범죄에 대응하기가 한층 까다로워졌다. 유사수신업자들이 불법적 요소를 훤히 꿰고 이를 우회하다 보니 수사기관도 유사수신에 따른 자금 '대여'인지 '투자'인지 판가름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금 속성 변화로 법 적용 사각지대가 발생했다는 점도 수사를 어렵게 하는 이유다. 현금이나 은행 거래가 아닌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코인으로 유사수신행위를 하게 되면 법률상 자금으로 볼 수 있느냐 여부도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자금 종류가 다양해진 상황에서 현행 법으로 이를 포괄하기가 어려워졌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법망을 빠져나가려는 업자들과 그 실체를 규명하려는 수사기관 사이에 줄다리기가 치열해진 셈이다.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유사수신법상 유사수신행위를 한 사람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유사수신행위를 표시·광고한 사람은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최고 형량 자체도 높지 않을 뿐 아니라 실제 처벌도 최고 형량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상준 변호사(법무법인 대건 대표)는 "유사수신법상 초범은 대부분 집행유예를 받으며 최대 형량을 선고받더라도 도박죄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유사수신업으로 매출을 많이 발생시켜도 집행유예가 나오거나 설령 징역형을 받더라도 2년을 넘기기 힘드니 업자들로서는 손해 볼 것 없는 장사로 인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사수신법뿐만 아니라 사기 혐의도 함께 적용받는다면 형량이 높아질 수는 있다. 그러나 유사수신업을 광고해 피해자를 유인하고 수수료를 받는 중간 관리책인 '센터장'들은 사기 혐의 적용을 피해가는 사례도 허다하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이런 허점은 사기죄에 대한 '공범' 범위를 넓게 인정해 유사수신 범죄 유인을 애당초 차단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금융범죄를 주로 다루는 한 변호사는 "센터장들은 '나는 사기는 치지 않았고 영업만 했다'고 항변하며 사기죄에서 벗어나 경미한 처벌만 받는 사례가 많다"며 "주범들이 센터장과 사기 공모를 했다고 판단하면 더 엄격한 처벌이 가능하다. 현행 법으로도 '사후적 공모'가 충분히 인정되는데, 이는 법 개정 없이도 가능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 "유사수신 범죄 '범의' 밝혀라···자금 범위 확대 필요"
전문가들은 업자들이 아무리 복잡한 수법을 동원해도 유사수신을 판가름하는 핵심은 업자들의 '범의'를 밝혀내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진짜 투자인지, 투자를 가장한 유사수신인지 따져보려면 투자의 본질적 속성을 추적해봐야 한다는 의미다.
김영기 전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법무법인 화우 변호사)은 "사업 성공 가능성에 따라 자금이나 수익을 나눠 갖는 투자 속성과 유사수신이 보유한 몇 가지 지표들을 면밀히 대조해봐야 한다"며 "유사수신이 아무리 그럴듯하게 투자라고 겉치레를 해도 대가가 없고 수익금 약정이 없는 대목은 여전히 유사수신의 공통적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존 법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한편 법의 공백을 메울 입법 조치가 따라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김 전 단장은 "실무적으로 수사기관이나 사법부에서 여러 법을 검토하는 게 첫째지만 현행 법만으로는 유사수신을 단죄하기에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최근 자산 범위가 넓어진 만큼 '어디까지가 자금인지'를 가려줄 법률이 필요하다. 최근 논의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제정이 그 단초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수법 복잡해졌지만...범의·투자 본질 파악은 여전히 유효
'자산' 속성 정의할 입법 따라야...'공범' 적용 활성화도
고금리 시대에 주식과 코인은 쪽박 났고 주머니에 돈을 모으는 것이 훌륭한 투자가 돼 버린 아이러니한 현실에 직면했다. 이런 가운데 경제적 절박함을 악용해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서민을 유혹하는 사기성 '투자설명회' '투자 브로커' 등 불법 사금융이 횡행하고 있다. 검은 돈을 쫓는 검찰이나 경찰, 금융감독원 등 기관은 관련 부서를 키우고 있지만 여전히 대규모 투자 사기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서민 울리는 '신종 불법 사금융' 유형을 살펴보고 대안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고수익 보장, ○○주식·△△코인 사세요"···투자 사기 '횡행'
② 코인 투자 피해액 1년새 15배↑···'불법 유사수신' 주의보
③ '유사수신 범죄' 근절 어려운 2가지 이유···"범의부터 밝혀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융범죄 전문가들은 유사수신 범죄가 진화하는 만큼 기존 법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신종 수법에 대응할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유사수신업자의 '범의'를 차단하는 게 유사수신 범죄를 차단할 근본 대책인 만큼 이들을 제대로 처벌할 법을 적극적으로 적용·마련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분석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사수신업자들은 가상자산(코인)이나 조각 투자 등 최신 금융 자산이나 상품을 끼워 넣는 등 외관을 꾸며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각종 금융투자 상품을 동원해 '정상적 투자'로 둔갑시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수법이 유사수신업자들 사이에 횡행하는 것이다.
투자설명회를 가거나 계약서만 보고도 유사수신이라고 짐작할 수 있던 과거와 달리 실질적 투자인지, 유사수신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갈수록 교묘해지는 유사수신 범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 크게 '수사 난항'과 '미약한 처벌'을 꼽았다.
◆ 유사수신 범죄, 근절되지 않는 두 가지 이유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으로서는 유사수신 범죄에 대응하기가 한층 까다로워졌다. 유사수신업자들이 불법적 요소를 훤히 꿰고 이를 우회하다 보니 수사기관도 유사수신에 따른 자금 '대여'인지 '투자'인지 판가름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금 속성 변화로 법 적용 사각지대가 발생했다는 점도 수사를 어렵게 하는 이유다. 현금이나 은행 거래가 아닌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코인으로 유사수신행위를 하게 되면 법률상 자금으로 볼 수 있느냐 여부도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자금 종류가 다양해진 상황에서 현행 법으로 이를 포괄하기가 어려워졌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법망을 빠져나가려는 업자들과 그 실체를 규명하려는 수사기관 사이에 줄다리기가 치열해진 셈이다.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유사수신법상 유사수신행위를 한 사람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유사수신행위를 표시·광고한 사람은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최고 형량 자체도 높지 않을 뿐 아니라 실제 처벌도 최고 형량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상준 변호사(법무법인 대건 대표)는 "유사수신법상 초범은 대부분 집행유예를 받으며 최대 형량을 선고받더라도 도박죄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유사수신업으로 매출을 많이 발생시켜도 집행유예가 나오거나 설령 징역형을 받더라도 2년을 넘기기 힘드니 업자들로서는 손해 볼 것 없는 장사로 인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사수신법뿐만 아니라 사기 혐의도 함께 적용받는다면 형량이 높아질 수는 있다. 그러나 유사수신업을 광고해 피해자를 유인하고 수수료를 받는 중간 관리책인 '센터장'들은 사기 혐의 적용을 피해가는 사례도 허다하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이런 허점은 사기죄에 대한 '공범' 범위를 넓게 인정해 유사수신 범죄 유인을 애당초 차단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금융범죄를 주로 다루는 한 변호사는 "센터장들은 '나는 사기는 치지 않았고 영업만 했다'고 항변하며 사기죄에서 벗어나 경미한 처벌만 받는 사례가 많다"며 "주범들이 센터장과 사기 공모를 했다고 판단하면 더 엄격한 처벌이 가능하다. 현행 법으로도 '사후적 공모'가 충분히 인정되는데, 이는 법 개정 없이도 가능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 "유사수신 범죄 '범의' 밝혀라···자금 범위 확대 필요"
전문가들은 업자들이 아무리 복잡한 수법을 동원해도 유사수신을 판가름하는 핵심은 업자들의 '범의'를 밝혀내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진짜 투자인지, 투자를 가장한 유사수신인지 따져보려면 투자의 본질적 속성을 추적해봐야 한다는 의미다.
김영기 전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법무법인 화우 변호사)은 "사업 성공 가능성에 따라 자금이나 수익을 나눠 갖는 투자 속성과 유사수신이 보유한 몇 가지 지표들을 면밀히 대조해봐야 한다"며 "유사수신이 아무리 그럴듯하게 투자라고 겉치레를 해도 대가가 없고 수익금 약정이 없는 대목은 여전히 유사수신의 공통적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존 법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한편 법의 공백을 메울 입법 조치가 따라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김 전 단장은 "실무적으로 수사기관이나 사법부에서 여러 법을 검토하는 게 첫째지만 현행 법만으로는 유사수신을 단죄하기에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최근 자산 범위가 넓어진 만큼 '어디까지가 자금인지'를 가려줄 법률이 필요하다. 최근 논의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제정이 그 단초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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