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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사상 초유 '4연속 하한가'…1주일새 시총 '8조' 증발 [선데이 머니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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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온기를 되찾고 있던 국내 증시에 날벼락이 떨어졌습니다. 프랑스계 증권사인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에서 매물이 느닷없이 쏟아져 나오면서 삼천리(004690)·서울가스(017390) 등 8개 종목이 무더기로 하한가를 맞은 것인데요. 이들 중 세 종목은 사상 초유의 4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피해자가 속출한 것은 물론 투자자 불안도 극에 달한 상황입니다. 이번주 선데이 머니카페에서는 1주일 간 사태가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간략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사태가 시작된 건 지난 24일입니다. 올해 증시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던 삼천리·서울가스·대성홀딩스(016710) 등 8개 상장사가 느닷없이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하면서입니다. 이 중 서울가스·대성홀딩스·선광(003100)은 27일까지 나흘 내리 하한가를 맞았습니다.
4거래일 연속 하한가 종목이 나온 것은 2015년 6월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된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28일 종가 기준 8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4조 3456억 4000만원으로 1주일 전(12조 1949억 2000만 원) 대비 7조 8492억 9000만 원이 증발했습니다.
이들 종목은 업종·테마상 공통점은 없었습니다만 △SG증권 창구를 통한 대량 매도 △최근 몇 달간 주가 상승 △높은 신용 융자 거래 비율 △대주주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유통 물량이 적음 등의 특징을 공유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국내 증권사들과 계약을 맺고 매매를 대행한 SG증권의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서 담보 부족에 따른 반대매매가 진행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CFD는 고객이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분에 대해서만 차액을 결제하는 총수익스와프(TRS)의 한 종류입니다. 실제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 40%대 증거금만으로 2.5배를 투자할 수 있지만 정해놓은 증거금률을 유지하지 못하면 반대매매를 통해 강제 청산됩니다.
업계에서는 실제 거래자의 정체를 숨길 수 있는 CFD 제도의 허점이 화근이 됐다는 지적을 내놓습니다. 실제 CFD를 통해 거래하며 이익이나 손실을 보는 것은 개인 투자자지만, 이번처럼 외국계 증권사를 창구로 삼으면 외국인 거래로 잡힙니다. 때문에 국내 투자자로 잡히지 않아 자본시장법상 지분 공시 의무를 피할 수 있습니다.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인 CFD가 주가 조작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배경입니다.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주범으로 꼽힌 건 미등록 투자자문업체인 H사의 라덕연 대표입니다. 라 대표는 프로골퍼 출신 안 모씨 등 핵심 관계자들과 함께 3년여 전부터 다단계 방식으로 자산가들을 끌어들여 불특정한 종목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됩니다. 가수 임창정·박혜경 씨, 이중명 전 아난티그룹 회장 등을 비롯한 연예인·의사·중소기업 대표 등 1500명 정도가 이번 사태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임창정, 박혜경 씨와 이 전 회장 모두 본인들은 피해자라고 주장 중입니다.
주가조작 일당은 투자자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해 주식 계좌를 만들고, 해당 계좌로 주식을 사고 팔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통정거래 수법을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의혹이 불거지자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총괄과는 28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H사 사무실 및 주요 혐의자들의 주거지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치고 빠지기’ 식이던 과거 주가 조작 세력과 달리 이들은 약 3년에 걸쳐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최대 1%씩 조용히 사고팔아 시세를 조종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이들이 일부 거래에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CFD 계좌의 개인 투자자 등록 건수는 2017년 말 1219건에서 2019년 3330건, 2020년 1만 1626건, 2021년 2만 4365건으로 급증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소송 대리 절차를 밟고 있는 법무법인 대건 측에 따르면 피해 규모는 500~1000억 원대로 추산됩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주가 조작 세력이 1인당 최소 3억 원 이상의 투자 금액을 받았고, 총 피해 금액 규모가 수천억 원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습니다.
두문불출하던 라 대표는 최근 복수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번 주가 폭락 사태의 책임을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에게 돌리고 나섰습니다. 그는 “현재 일련의 하락으로 인해 수익이 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김 회장을 주가 폭락의 배후로 꼽았습니다. 이어 “키움증권발 반대매매가 나오기 전주 목요일에 대량의 블록딜(매수자 지정 매매)이 있었다”며 “폭락 직전 600억 원 정도의 물량을 김 회장이 팔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김 회장은 20일 다우데이타(032190) 주식 140만 주(3.66%)를 주당 4만 3245원에 시간 외 매매로 처분해 총 605억 4300만 원을 확보했습니다. 이날은 SG증권발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2거래일 전으로, 시장에서는 대량 매도를 이미 알고 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습니다.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도 이번 주가 폭락 전 보유 주식 일부를 처분했습니다.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달 17일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보유한 서울가스 주식 10만 주를 주당 45만 6950원에 매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총 456억 9500만 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다만 다우키움그룹 측에서는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은 28일 금감원이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한 ‘증권업계 시장현안 소통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교롭게도 그때 매각을 했던 것”이라며 “(라 대표와) 전혀 일면식도 없다. 0.00001%의 가능성도 없고 직을 걸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자 금융당국도 엄정한 대응을 시사하고 나섰습니다. 금감원은 28일 증권사 사장들을 긴급 소집해 CFD 판매를 사실상 제재시켰습니다. 같은 날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은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과 금융감독원 수사·조사 인력이 참여하는 합동수사팀을 구성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감독당국과 검찰이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사태를 처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태가 시작된 건 지난 24일입니다. 올해 증시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던 삼천리·서울가스·대성홀딩스(016710) 등 8개 상장사가 느닷없이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하면서입니다. 이 중 서울가스·대성홀딩스·선광(003100)은 27일까지 나흘 내리 하한가를 맞았습니다.
4거래일 연속 하한가 종목이 나온 것은 2015년 6월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된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28일 종가 기준 8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4조 3456억 4000만원으로 1주일 전(12조 1949억 2000만 원) 대비 7조 8492억 9000만 원이 증발했습니다.
이들 종목은 업종·테마상 공통점은 없었습니다만 △SG증권 창구를 통한 대량 매도 △최근 몇 달간 주가 상승 △높은 신용 융자 거래 비율 △대주주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유통 물량이 적음 등의 특징을 공유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국내 증권사들과 계약을 맺고 매매를 대행한 SG증권의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서 담보 부족에 따른 반대매매가 진행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CFD는 고객이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분에 대해서만 차액을 결제하는 총수익스와프(TRS)의 한 종류입니다. 실제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 40%대 증거금만으로 2.5배를 투자할 수 있지만 정해놓은 증거금률을 유지하지 못하면 반대매매를 통해 강제 청산됩니다.
업계에서는 실제 거래자의 정체를 숨길 수 있는 CFD 제도의 허점이 화근이 됐다는 지적을 내놓습니다. 실제 CFD를 통해 거래하며 이익이나 손실을 보는 것은 개인 투자자지만, 이번처럼 외국계 증권사를 창구로 삼으면 외국인 거래로 잡힙니다. 때문에 국내 투자자로 잡히지 않아 자본시장법상 지분 공시 의무를 피할 수 있습니다.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인 CFD가 주가 조작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배경입니다.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주범으로 꼽힌 건 미등록 투자자문업체인 H사의 라덕연 대표입니다. 라 대표는 프로골퍼 출신 안 모씨 등 핵심 관계자들과 함께 3년여 전부터 다단계 방식으로 자산가들을 끌어들여 불특정한 종목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됩니다. 가수 임창정·박혜경 씨, 이중명 전 아난티그룹 회장 등을 비롯한 연예인·의사·중소기업 대표 등 1500명 정도가 이번 사태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임창정, 박혜경 씨와 이 전 회장 모두 본인들은 피해자라고 주장 중입니다.
주가조작 일당은 투자자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해 주식 계좌를 만들고, 해당 계좌로 주식을 사고 팔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통정거래 수법을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의혹이 불거지자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총괄과는 28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H사 사무실 및 주요 혐의자들의 주거지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치고 빠지기’ 식이던 과거 주가 조작 세력과 달리 이들은 약 3년에 걸쳐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최대 1%씩 조용히 사고팔아 시세를 조종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이들이 일부 거래에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CFD 계좌의 개인 투자자 등록 건수는 2017년 말 1219건에서 2019년 3330건, 2020년 1만 1626건, 2021년 2만 4365건으로 급증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소송 대리 절차를 밟고 있는 법무법인 대건 측에 따르면 피해 규모는 500~1000억 원대로 추산됩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주가 조작 세력이 1인당 최소 3억 원 이상의 투자 금액을 받았고, 총 피해 금액 규모가 수천억 원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습니다.
두문불출하던 라 대표는 최근 복수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번 주가 폭락 사태의 책임을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에게 돌리고 나섰습니다. 그는 “현재 일련의 하락으로 인해 수익이 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김 회장을 주가 폭락의 배후로 꼽았습니다. 이어 “키움증권발 반대매매가 나오기 전주 목요일에 대량의 블록딜(매수자 지정 매매)이 있었다”며 “폭락 직전 600억 원 정도의 물량을 김 회장이 팔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김 회장은 20일 다우데이타(032190) 주식 140만 주(3.66%)를 주당 4만 3245원에 시간 외 매매로 처분해 총 605억 4300만 원을 확보했습니다. 이날은 SG증권발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2거래일 전으로, 시장에서는 대량 매도를 이미 알고 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습니다.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도 이번 주가 폭락 전 보유 주식 일부를 처분했습니다.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달 17일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보유한 서울가스 주식 10만 주를 주당 45만 6950원에 매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총 456억 9500만 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다만 다우키움그룹 측에서는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은 28일 금감원이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한 ‘증권업계 시장현안 소통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교롭게도 그때 매각을 했던 것”이라며 “(라 대표와) 전혀 일면식도 없다. 0.00001%의 가능성도 없고 직을 걸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자 금융당국도 엄정한 대응을 시사하고 나섰습니다. 금감원은 28일 증권사 사장들을 긴급 소집해 CFD 판매를 사실상 제재시켰습니다. 같은 날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은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과 금융감독원 수사·조사 인력이 참여하는 합동수사팀을 구성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감독당국과 검찰이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사태를 처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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